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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어린이 뮤지컬 알라딘 공연장에서 생긴 일

꼴P 2011. 2. 22.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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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20일) 부평 아트센터에서 무료로 공연된 어린이 뮤지컬 알라딘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한 번은 소셜커머스에서 반값 할인권을 구해서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의 스파게티를 저렴하게 먹었는데, 이번에는 무료관람이라니 또 다시 아내의 검색 능력에 놀랐습니다. 요즘은 지역 주민의 문화생활을 위해 무료로 공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주말, 주일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는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도 아이의 정서상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네요. 어린이 뮤지컬 알라딘 공연장에서 있었던 일을 정리합니다.


집에서 부평 아트센터까지는 자가용으로 30분 정도의 거리였습니다. 도착해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입장권을 받고 공연장으로 들어가려는데 눈에 띄는 장식이 있었습니다.


부평구민들의 가족 사진과 부평 아트센터에 대한 희망메세지가 적힌 폴라로이드 사진이었습니다.
사고뭉치 제 딸도 그 배경 앞에서 2011년 무엇보다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희망하며 기념촬영 한 컷.


공연장에 들어섰습니다. 관람할 공연은 어렸을 적 만화로 많이 접했던 알라딘 이야기. 내용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테니 생략합니다.  

EBS 교육방송에서 일요일 아침이면 뮤지컬 공연에 아이들이 참여해서 관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공연을 관람하는 초등생들의 모습을 보면 소리를 지르며 활발히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아이와 함께 관람하는 알라딘 공연장에서도 많은 초등학생과 미취학 어린이들이 공연하는 배우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며 공연에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일곱살이 되는 딸은 공연을 보면서 완전 꿀먹은 벙어리처럼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더군요. 심지어 꿀 먹는게 아니라 과자를 달라며 엄마를 조르더니 다른 아이들이 소리지르고 참여할 때 과자만 먹고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소리도 지르고 손도 흔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쉽지 않더군요.   

공연을 관람하면서 재밌는 일이 있었습니다.

공연 내용 중 알라딘이 공주에게 첫눈에 반해 공주와 결혼하겠다고 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을 때, 제 바로 뒷 좌석에 앉은 한 꼬마가 엄마에게 질문을 합니다.

(5~6살 정도 나이의) 꼬마  : 엄마! 알라딘이 공주하고 결혼하기가 쉬워?
                          엄마  : 음... 어렵지... 
                          꼬마  : 왜 어려워? 

엄마는 대답을 못하더군요. 

뮤지컬에서는 왕비가 알라딘에게 다음 날 눈을 내리게 하면 공주와 결혼을 허락한다고 했고, 알라딘은 램프의 요정에게 소원을 빌어 눈꽃 요정들의 도움으로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동화같은 이야기겠죠.  

본론으로 들어가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대목은 공연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관람방식인데요.

미취학 아이들의 눈에 뮤지컬 공연이 호기심을 유발했다면, 4~5학년 정도의 초등학생들의 공연 관람태도는 저를 깜짝 놀라게 하더군요. 

공연 내용 중 마법사에게 끌려간 공주가 술에 약을 타서 마법사에게 먹이고 알라딘과 탈출을 하기 직전의 상황이었습니다. 술을 마신 마법사가 어지러운 듯 연기를 하며 

"아...내가 왜 이러지? 굉주!~ 공주!~  굉주! 공주!" 

하며, 공주를 부르는 발음을 틀려가며 연기를 하자...

저희 가족 옆 쪽에 앉아있던 초등학생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야이 사기꾼아! 국어 공부 더하고 와라!!!" 하며 소리를 지르더군요. 

그러자, 앞 좌석에 앉아있던 한 어머니가 황당하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며 그 학생을 쳐다봤습니다.

마법사가 맡은 역이 악역이고, 그 대상에 대해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소녀가 돌출 발언을 했을 수도 있는데, 앞좌석에 앉아있던 한 어머니의 일그러진 표정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린이 뮤지컬 공연장에서 배우들은 아이들의 반응을 유도하며 아이들이 공연에 참여할 때 배우들은 더 신이나고 흥에 겨워 연기를 할 것입니다. 아무 반응없이 과자만 먹던 제 아이에게 공연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다가 한 초등학생의 조금은 도가 지나친 반응을 보며 잠시 생각의 교차로에 놓였는데요.

어떻게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개인적으로는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할 때 연인끼리 소근대고 영화에 대해 수근덕거리는 상황을 무척 싫어합니다. 영화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이들의 뮤지컬 공연은 아이들이 참여하고 그 참여가 배우들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뮤지컬에 너무 심취하고 몰입(?)해서 일까요. 막말로 느껴질 정도의 고함은 기성세대의 눈쌀을 찌프리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시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줘야 할까요?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는 논리가 부족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몇 몇 아이들의 공연관람 태도에 대해서는 훗날 영화나 연극 뮤지컬들 문화를 접하는 태도가 어떻게 자리잡을지는 부모가 고민하고 충고해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과 기념 촬영을 해주신 배우분들. 좋은 공연 고맙습니다!!!


                
 


이미지출처 : http://www.bpart.kr/html/02_show_exhibition/view_edge.asp?gubun=0&subPage=1&num=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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