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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반값등록금 춧불집회 현장 스케치

꼴P 2011. 6. 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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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반값등록금 촛불집회 현장에 관한 소식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 꼴찌도 지난 6월 2일 광화문 촛불 집회현장에 갔었다. 광화문 스폰지 하우스에서 개봉영화를 관람하고 오후 6시부터 KT에서 아이폰을 충전하며 현장분위기를 살폈다.

내가 대학등록금에 대하여 관련 포스팅을 한 이유는 몇 달전 카이스트 대학생의 자살 소식을 듣고 난 후부터였다. 학점에 따라 등록금 차별을 둔다는 사실에 놀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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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1 - 징벌적 등록금 제도! 경쟁의 교육 앞에 우리 아이는?




 

반값등록금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 몇 컷과 단상을 정리한다.

그 전에 그날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 하나!
  


집회시간이 다가오자 경찰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광화문 지하철 역 출구 바로 앞에는 전경차들이 줄지어 서있었고, 전경들은 모여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지하철 출구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아주머니가 딸과 함께 출구에서 나오다가 하는 걸죽한 사투리 

"미친거 아이가... 경찰들이 담배를 더 피노?" 

(아줌마... 그네들도 사람이고, 또래 학생들 시위 보자니 담배피고 싶었겠죠)


고엽제 관련 시위가 끝나고  8시 20분 경 반값등록금 시위가 시작됐다. 손에 손 촛불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사진을 찍다 순간 든 생각은 내가 이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가? 라는 질문이었다.

나는 왜 여기서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가?

이날은 지상파 3사에서 중계차까지 나와 촛불집회를 취재할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다른 때와는 사뭇 달랐다.  한 시간 정도 현장에서 대학생들의 노래를 듣고, 외침을 듣다가 배우 권해효님의 시위 응원까지 듣고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집회현장 뒤에는 배우 김여진과 배우 김제동 등 소셜테이너라 불리우는 사회참여 연예인들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사진과 영상 촬영을 포기했다.

내가 무엇을 담고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정리가 되질 않았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트위터를 통해 모 방송국의 뉴스 소식을 접했다.

시위학생들로 인해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였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오후에 개봉 영화 <트루맛쇼>를 관람하고 속이 불편했는데, 트위터를 통해  "불법도로점거로 시민피해 우려돼 강력대응방침" 라는 뉴스를 접하고나니 끝까지 시위 현장에 계속 있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이 정리되질 않아도, 내 논리가 부족하더라도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 있는 그대로 전달하면 그것이 뉴스고, 그것이 블로그를 통해 얼마 안되는 방문자들과 해외에서도 접속하시는 소중한 이웃에게 전하는 생생한 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이들의 열정과 감각은 계속되어야 한다.

며칠 전 어느 대학에서 만든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신문방송학과 학생 전원이 만든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인데 오랜 시간 영상작업을 한 나로서도 흉내내지 못할 감각적인 촬영이었다. 그들의 감각이 부러웠다.  

고액의 등록금이 젊은 감각을 묻어버리는 일은 국가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손해가 되는 일이다. 
등록금때문에 청춘을 흔적없는 재로 만드는 일은 절대 생겨서는 안 될일이다. 

  


내 아이도 대학에 가기를 바란다면...


블로그 글을 정리하다보니 생각이 조금씩 정리된다. 현장에서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엄마를 촬영했다. 그 아이의 손에 들린 촛불을 보면서 대학등록금은 비단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얼마 전 개최된 육아박람회 현장에서 우리 아이 교육자금 3억 이라는 광고를 보고 씁쓸했던 경험이 있다.

2011/04/08 - 영어교육 열풍을 대변하는 서울국제유아교육전 현장!
 
아이가 대학에 갈 시기까지 계속해서 대학등록금이 인상된다면 이라고 가정하니 벌써 부담이 된다. 그렇기에 지금 촛불을 들고 집회하는 대학등록금 문제는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닌 것 일수 있다. 하지만, 반값등록금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반값등록금은 아닐지라도 대학등록금은 대학교의 주인인 학생이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등록금으로 조정되어야 하며, 성적에 의해 차등적으로 등록금이 정해져야 한다는 주장은 또 다시 암울한 뉴스를 생산하게 할 것이다.


가슴에는 따뜻한 감성과 머리에는 냉철한 이성을 담아야 할 청춘들이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있는 날이 그리 오래 가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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