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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낙서] 구두수선 아저씨

꼴P 2011. 10. 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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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에 현금 한 푼 없이
카드에만 의지하고 다닌 지 열흘 째.
생각처럼 마음처럼 안풀리니 이를 어째

작업실 건물 1층에 있는 구멍가게에서
담배 한 값과 천원짜리 아이스 커피 사고 카드 내면,
애써 표정 관리하는 아저씨.
죄 지은 것도 아닌데 뒷통수가 서늘하니 IC.





퇴근길 지하철 역에서 나와
오늘도 그렇게 눈치보며 산
담배 한 가치 꺼내 물었지.

담배연기 허무하게 사라지는데
갑자기 눈에 띈 낯선 풍경.
버스 정류장도 아닌 곳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는 요지경.

그들은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는 경쟁자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네.
로또 누적 당첨금 300억이 넘었다는 사실을.

1억을 300백번 쳐바르면 300억? 
 
어쩌면 그 돈이 내 돈이 될 수도 있는데, 
라는 착각속에 기차놀이 하고 있네. 

번호 6개 고르는 일 객관식 문제보다 쉽지만,
틀리면 오늘은 운이 없네라고 하면 되지만

생각해보니 내 지갑 텅 비었네.
천원 지폐 한 장 없이 텅 비었네.
가판대에 카드내면 골 비었네.
 
길게 줄지어 선 가판대 맞은편
손님없는 구두수선 가게.

구두수선 아저씨,
로또 사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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