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사진과 낙서] 여유

꼴P 2011. 10. 30. 22:06
728x90
반응형

주변에 사소한 것을
사소하게 느끼지 않는 것이
여유다.

작은 것을 느끼고,
그 느낌을 가슴에 담는 것이
행복이다.








아내와 딸은 어린이집 친구들과 단풍놀이 가고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점심을 라면으로 떼우고 저녁이 되자 고향친구를 만날까, 사회에서 알게 된 친구들을 만날까 전화기를 매만지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일요일이면 다들 선약이 있거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리라 싶어 체념할 즈음 휴대폰 벨이 울렸다.   

이웃 사촌 형님이 저녁을 사준다며 전화를 하신 것이다.
 
"뭐 먹고 싶어?"

둘은 집 근처 호프집에서 맥주와 파닭을 주문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이웃사촌 형님은 항상 내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형님이 잠깐 화장실 간 사이 테이블에 놓여 있는 초에 불을 붙였다. 어두운 공간이 아니었지만 초를 켜고 싶었다. 아이폰으로 촛불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느꼈다. 

맥주 한 잔과 순살 치킨에 달콤매콤 양념이 버무려진 파무침을 먹는 이 짧은 순간,
나는 여유로웠다. 
누군가 나를 배려하고, 내 이야기를 듣고 외로운 순간 술을 함께 할 수 있는 이 순간이 

내겐 행복이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