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블로그 꼴찌닷컴의 생각하는 꼴찌입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의 대상 황금사자상 소식이 9일 새벽 3시 경 전해지면서 트위터에서는 축하의 메세지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많이 접하실 내용이니 김기덕 감독에 대한 내용은 생략하고, 꼴찌가 알아주셨으면 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베니스 영화제 소식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난 9월 6일 이른 아침,출근길 사무실이 아닌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김기덕 감독의 열 여덟번째 영화 <피에타>를 감상하기 위해서였죠.
영화 <섬>, <나쁜 남자> 등 예전에 감상했던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불편했던게 사실이라 평소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 <피에타>를 개봉일 조조로 감상한 이유는 트위터에서 알게 된 동갑내기 친구녀석이 영화<피에타>의 프로듀서를 맡았기 때문입니다.
영화 <피에타>의 프로듀서를 맡은 트위터 동갑내기 친구 @soonmo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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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모 프로듀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년 전 열린 트위터 페스티벌 현장이었습니다. 자원봉사로 참여한 그 친구는 @soonmokim 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었고, 현장 촬영을 하던 제가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무척 수줍어하며 인터뷰를 거절했었죠. 그 인연을 시작으로 트위터 내에 버미당(#bumy)이라는 동갑내기 모임을 통해 친해졌습니다.
모임에서도 별명은 엄마였던 @soonmokim
모든 영화가 흥행을 하거나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게 되면 감독과 주연 배우들에게 모든 시선이 주목되기 마련입니다.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아버지 역할이고, 아버지의 연출로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자식의 개념이라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살림을 하는 엄마 역할이 영화 프로듀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상업영화 같은 경우는 프로듀서의 힘이 막강해서 감독보다 프로듀서가 더 조명되는 경우도 있죠. 왜 기센 아내와 살면서 찍소리 못하는 남편들도 있듯이^^ 우헤헤
2010년 버미당 모임이 만들어지면서 부당주 겸 총무역할을 맡은 김순모 프로듀서는 버미당에서도 엄마 역할이었습니다. 모임 장소를 정하고 회비를 걷고 정산하며 모임 준비부터 정리까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하는 친구였죠. 그래서 모임에서도 별명이 엄마였답니다.
김순모 프로듀서는 베니스 영화제 기간 동안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톡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전송하며 영화제 분위기를 소셜 프랜드들에게 전했습니다. 수년간 영화 현장에서 단편영화, 상업영화 가리지 않고 일을 하더니 고진감래라 했던가요. 친구녀석이 부럽고 자랑스럽네요.
이탈리아에 사는 트위터 사용자 덕에 실시간으로 수상소식 접해!
잘못된 정보를 현장에서 직접 바로 잡아~
친구와 더불어 현장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해주신 분이 계셨는데요. @happisu 라는 아이디를 사용하시는 트위터 사용자였습니다. 이탈리아에 거주하고 계시는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현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를 보고 계셨고, 그 사이트를 트위터에 올려주신 덕분에 저 또한 우리나라 시각으로 새벽 3시 경 황금사자상 수상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기덕 감독의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 후 약간의 잡음이 있었나봅니다. 황금사자상 경쟁작이었던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더 마스터'의 은사자상 수상에 대해 미국 언론에서는 피에타의 평점을 깎아 내리며 황금사자상이 '더 마스터'에게 주어졌어야 했다는 내용을 전했다고 합니다.
@happisu님이 트위터에 남긴 내용에 의하면 황금사자상이 '더 마스타'에 주어지려던 것이 '피에타'로 바뀐 게 아니냐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심사위원장은 버럭했다고 하며,대만 심사위원등 다른 나라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예시로 전하며 영화 피에타의 수상 근거를 뒷받침 해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수상 후 인터뷰 장면까지 꼼꼼히 체크하시면서 인터뷰 질문 내용과 답변을 정리해 전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이탈리아에 거주하고 계시는 트위터 아이디 님이 베니스 영화제를 생중계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알려주셔서 김기덕 감독의 영광스러운 수상 장면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뜻밖의 수상 소식
@happisu 님은 현장에서 생중계를 보시며 아주 뜻밖의 소중한 정보를 주셨는데요. 바로 단편 경쟁부문에서 단편영화 <초대>로 오리종티 부문에서 상을 수상한 유민영 감독에 대한 소식이었습니다.
베니스 영화제 폐막식 수상 장면이 담긴 40분 분량의 영상을 스크롤로 맨 끝 부분으로 옮겨 김기덕 감독의 황금사자상 수상 장면만 확인했던 제게 "3분 대에 한국 여성 감독이 수상한 장면도 있어요" 라는 내용을 트위터로 전해주셔서 김기덕 감독 외에도 뜻깊고 의미있는 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유민영 감독은 시상식이 끝난 후 프레스룸에서 갖은 인터뷰 회견장에서 질문은 무슨 내용인지 제가 못 알아 듣겠지만 ㅠ.ㅠ 이런 인터뷰 답변을 했답니다.
" 한국에서 단편영화로 3대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경우가 흔치 않아서 매우 영광이며 감사드린다. 앞으로 영화를 더 많이 공부해야 하는 입장이라서 이 상이 저한테 더 열심히 공부해서 더 좋은 영화를 찍으라는 의미로 느껴진다"
또 다른 질문에는
"첫 작품이기때문에 앞으로는 장편영화를 해보고 싶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굉장히 재미있는 구조를 가진 이야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흥미롭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 장르영화에 가깝더라도 재밌는 영화, 코메디와 같은 영화를 만든 것 같다. <초대>라는 영화가 별로 그렇지 않기 때문에..."
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습니다.
글을 마치며...
영화 <피에타>는 직접 극장에서 확인하시라는 의미에서 내용은 생략합니다. 역시 이전 영화처럼 여전히 불편합니다. 표현은 거칠고 셉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는 대중과의 타협을 꾀하면서도 복수와 구원이라는 명확한 키워드를 가진 이야기를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읽는 내공이 부족한 저와 같은 관객은 영화가 지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하나의 이야기로 조용히 듣고 이해하고자 한다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아픔을 간접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황금사자상 수상소식이 전해지자 열등감이 괴물을 만들어 냈다! 영화계 아웃사이더가 일을 냈다는 등의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요. 누가 김기덕 감독이 열등감을 느끼게 했는지, 그가 우리 영화계에서 왜 아웃사이더로 살아갔는지에 대해선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김기덕 감독의 이미지는 독불장군이었습니다. 구조와 조직에 연연하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고집과 자존감. 최근 강심장, 두드림과 같은 예능프로에 출연하면서 마니아층뿐만 아니라 대중들과의 소통하는 모습은 그 동안 그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오는 12일 수요기획에서는 김기덕 감독의 다큐멘터리가 방영된다고 합니다. 예능이 아닌 다큐에서 전해지는 그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다시 한 번,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 <피에타>의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을 축하드리며, 친구 김순모 프로듀서에게도 그 동안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더불어 많은 축하를 받아야 할 영화 <초대>의 유민영 감독과 비경쟁 부문에서 영화 <무게>로 퀴어 라이온 상을 수상한 전규환 감독님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