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 교양방송 FD 시절이었다. PD선배가 단편 영화를 찍는다면서 주연 배우를 맡으라는 것이었다. 워낙 좋아하는 선배였으니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는, 선배의 말에 조건을 달지 않는 순종적인 후배였다. 라는 제목에 조폭 건달역이었다. 관계가 소원한 딸이 첫 생리를 시작한 날 약국에서 순면 생리대를 사서 선물하는 내용이었다. 얼마전 선배의 블로그에 이 단편영화의 원본을 찾을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봤다. 천만다행이다. 아내가 카카오톡으로 문자를 보냈다. 딸이 생리를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제 만 12세가 되지도 않았는데, 참 빠르다는 생각이 우선 스쳤다. 그 다음은 여자라면 거쳐야 할 과정이지만 하나의 산을 넘은 딸이 대견스러웠다. 논현동 지하 사무실에서 배우들이 모여 만든 창작단체의 인터뷰 촬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