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오전, 막둥이를 데리고 소아과에 다녀왔다. 독감 증세로 기침과 콧물이 심했다. 아이의 아버지로서 보호자 역할을 했다. 오후에는 또 다른 병원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아버지의 보호자 역할 때문이었다. 문득, 기저귀에 관한 짧은 생각이 스친다. 아버지가 차고 계시던 대형 기저귀를 갈고 집에 돌아와서는 막둥이의 소형 기저귀를 갈면서 오묘한 감정의 교차를 느꼈다. 기저귀의 크고 작음 사이의 공통분모는 보호자였다. 아버지의 아들로서, 내 딸의 아버지로서 나는 두 사람의 보호자였다. 사실 입원 중인 아버지의 보호자로 가장 고생이 많은 분은 어머니다. 벌써 한 달을 지나 두 달 째다. 야전침대처럼 생긴 접이식 의자에서 불편한 새우잠을 주무셔야만 했다. 오래간만에 일 없이 편하게 보내고 있다는 아버지의 농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