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가 또 알 낳았다!" 3주 전, 아내는 오묘한 표정으로 출근 준비하던 내게 한 마디를 건넸다. 에어콘 실외기에 까치가 알을 낳았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2년 전 봄, 아내와 나는 에어콘 실외기에 둥지를 짓고 있는 까치를 두고 작은 실랑이를 벌인 적이 있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봤더니 에어콘이 고장날 수도 있다잖어!!! 오빠 쫌!" "다 이유가 있으니 여기 찾아와서 둥지를 지었겠지, 뭐 좋은 일 생길지도 모르잖아!!!" 내가 동물 애호가이거나 심성이 아주 착한 놈은 아니다. 그런데, 까치는 느낌이 좋았고 꼴에 영상 작업하는 사람이라고 알을 부화하는 장면과 새끼의 모습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어쩌면 우리 집에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감과 함께... 하지만, 그 해 난 집에서 쫓겨날 뻔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