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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군상의 축소판! 만장일치 퀴즈쇼 <트라이앵글>

꼴P 2010. 12. 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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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케이블 방송사 PD가 프로그램의 MC를 맡게 된 연예인이 '물욕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MC를 다른 연예인으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MC는 개그맨 남희석씨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우연찮게 그 퀴즈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시청하지는 못했지만, 이 퀴즈프로그램의 백미는 마지막에 있더군요.



게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 해보셨겠지만, 팀을 이뤄 적지를 향하는 WOW(World of Warcraft)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에는 각 캐릭터별로 선두에 서서 공격과 방어를 맡은 캐릭터가 있고, 마법으로 적을 공격하는 캐릭터, 그리고 부상자를 치유하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 이 들의 호흡이 잘 맞아야 낙오자 없이 게임을 진행해갈 수 있는데, 새롭게 선보이는 만장일치 퀴즈쇼라 일컫는 퀴즈프로그램 트라이앵글은 세 명의 출연자들의 팀웍과 합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퀴즈쇼였습니다.



기본 상식이 많이 부족한 꼴찌에게도 쉽게 느껴지는 문제가 있을 정도로 문제의 난이도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만, 녹화 당일 처음 만난다는 세 명의 출연자.자라온 환경과 생각이 다른 출연자들의 합의가 필요한 형식이 이색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출제된 문제 중 여성 구두 청키힐에 관한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출연자 세 명중 2명은 남성분이었고, 둘은 정답을 몰랐습니다.이 때, 유일한 여성출연자가 확실치는 않지만 답을 제시했습니다. 2명의 남성출연자는 여성의 의견에 합의했고 만장일치로 답을 제시했지만, 결국 그 문제의 답은 오답이었습니다. 그리고, 상금은 오답시 걸린 금액만큼 감액되는 시스템이었죠. 그 당시 묘한 기운이 느껴지더군요. 

이 퀴즈프로그램의 독특한 형식이 바로 기존 퀴즈프로그램에서 개인이 우승하여 상금을 차지하는 형식과 차별을 두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퀴즈쇼들이 참가자 개개인의 활약과 상금 획득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달리, 3명이 합의하에 문제를 풀어가지만, 상금의 배분은 7:2:1 / 6:3:1 식의 불균등하게 배분이 이뤄진다는데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 상금을 배분하는 부분에서 팀웍을 이뤘던 출연자들 사이에 미묘한 경쟁이 시작됩니다. 자신의 기여도를 주장하고, 상금을 더 가져가기 위한 합의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100초라는 시간이 주어져있기 때문에 상금은 시간을 지체할수록 감해지는 묘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죠.  


첫 방송에서 3명의 출연자는 1300여만원의 상금을 배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합의 과정에서 제일 큰 금액의 A대상은 결정이 되었으나, B와 C 부분에서 의견이 엇갈렸죠. 결국, 양보인지 타협인지 모를 합의를 보고 A,B,C로 상금을 배분하게 되었는데 최초 1300만원의 금액에서 1/10의 금액이 각 자에게 주어지는 결과가 초래되었습니다.


그 순간, 세 명의 출연자들은 무언의 눈빛사이에 어떤 감정이 오고갔을지 궁금했습니다. 


 

‘트라이앵글’은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세계 21개국 시청자를 사로잡은 퀴즈쇼 ‘DIVIDED’의 한국 버전이라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MC를 맡은 개그맨 남희석씨는 평소 하회탈이라는 희화하된 대표적인 별명의 이미지를 벗고,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만큼은 건조하고 딱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이라고 하지만, 프로그램 진행과정에서 생기는 필요이상의 양보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미라는데요.

 


이 방송의 백미는 마지막 상금 배분의 순간이더군요. 100초라는 시간 동안 타협이 쉽게 이뤄지지 않아 결국 1300만원의 상금이 130만원을 나누게 된 금액의 결과와 그 과정에서 여성출연자가 흘린 눈물이 의미하는 게 무엇일까?   

만장일치를 표방하는 퀴즈프로그램 <트라이앵글>에서는 팀웍을 중요할까? 강한 리더쉽이 중요할까? 빠른 협의와 타협을 위한 양보가 중요할까? 잠깐 단상에 빠졌습니다. 

20대 중반에 구상했던 시나리오 소재가 트라이앵글이었습니다. 시나리오 작성 기법도 모른 채 단순히 떠오른 단상만 가지고 메모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 때 트라이앵글 에서 느낀 개인적인 감성은 한 쪽 부분이 끊어져 있어야 울림이 있다는 사실이었죠

세 부분이 서로 이어져 있다면 울림이 없는 그 악기. 그 시절의 단상이 지금 이 프로그램과 아무런 연관이 없을 수 있지만, 경쟁-타협-배려-양보라는 키워드가 생각나게 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제 개인적인 단상입니다. 
 
앞으로 케이블에서 방송되는 독특한 형식의 만장일치 퀴즈 프로그램이 인간군상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런지... 혹은 어떠한 연출에 의해 단순히 시청률만을 의식한 베끼기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을런지 관심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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