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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브러쉬빗 조심!!! 설날 온 가족 당황케 한 사연

꼴P 2011. 2. 4.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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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설 명절 보내셨나요?
저 또한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서 뜻깊고 유쾌한 시간 보내고 돌아왔어요.
봄이 온다는 입춘! 또 다시 활기차게 블로그를 통해 이야기를 나눌까 합니다.

매주 금요일은 [육아] 관련 포스팅으로 아이와 함께했던 놀이와 육아 경험담을 정리하고 있는데요. 

이번 설날 연휴 동안 아이가 큰 사고(?)를 쳤네요. 아이가 온 가족을 당황케 한 사연은 거울보며 멋부리다 부러쉬빗에 머리엉킨 에피소드입니다.





설날 바로 전날에 생긴 일입니다. 가족과 함께 고향집 거실에서 저녁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아!~~아....아!!!!" 하는 소리를 따라 안방으로 들어갔더니, 딸의 머리에 브러쉬 빗이
머리카락과 엉켜있었습니다. 당시 상황입니다.
 


아내는 음식 준비하느라 바빴고, 아이가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에 꼴찌는 집도의가 된 기분으로 머리카락과 빗의 복잡한 구조를 조심스럽게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오해로 뒤엉킨 인간관계처럼 풀려고 하면 할 수록 더 엉켜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실수를 할 때마다 아이의 입에서는 제 살을 깎는듯한 신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빠...아...아파 (ㅠ.ㅠ)"

학창시절에 선생님들 중 아주 미운 선생님들이 즐기던 가혹행위(?)!처럼 귀 옆 짧은 머리를 치켜 올릴 때의 고통을 겪어봤기에 아이가 얼마나 아파할 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국 부엌에서 설날 음식 준비하느라 명절증후군과 어깨결림, 주방일 돕지 않는 남편의 나태함에 머리에 김이 나는 현상을 보이던 아내의 화살촉이 딸에게 향했습니다. 

"거봐 엄마 말 안들으니까 그렇지?"

엄마들이 유행어처럼 툭 하면 내던지는 말이 '거봐, 엄마 말 안들으니까 그렇지' 입니다. ㅠㅠ

분명 저는 아내가 딸에게 브러쉬 빗으로 머리 빗지 말라고 한 얘기를 지금껏 한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ㅎㅎ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여보! 저도 들은 적이 없어요" 
 
라며 딸 편을 들었다가는 떡국도 못 먹고 나이만 먹는 일이 발생할 것 같아서 암묵적인 동의로 아내의 눈치를 살폈습니다.    

이제 수술실에서 집도는 아내 몫이 되었습니다. 항상 모든 일에 현명하고 일처리가 깔끔하던 아내도 아이의 엉킨 머리를 풀어내는 일은 맘처럼 쉽지않아 보였습니다. 시부모님은 등뒤에서 맏며느리를 응원(?)이라도 하듯

"천천히 하면 풀릴거다"

라며 짧고 굵은 한마디를 전하셨습니다.  

"너 이제 엄마 말 안들어서 이 머리 다 싹둑 잘라야한다. 큰일났다 이제..."

아내는 아이가 들으라는 듯이 공포분위기를 조성했고, 결국 평소 제 동생과 조카들의 머리카락을 직접 깎아 줄 정도로 알뜰하며 나름 미용기술이 있다고 자부하는 제수씨가 마지막으로 문제해결에 나섰습니다.
 

제수씨는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조심스럽게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분무기에 물을 넣고 살짝 살짝 뿌려가기도 했습니다. 엉킨 머리를 푸는 동안 아이를 안심시키기위해 품종 좋은 고슴도치처럼 아이를 꼭 안고 있었는데, 아이가 머리카락이 당겨질때마다 저를 꼭 안는 것이었습니다.

밥상 차려진 자리에서 온 가족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에 창피하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했는지, 아프다는 신음은 꾹 참은채 머리가 당겨질때마다 저를 안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자존심인지 인내심인지 모를 아이의 행동이 놀랍기도 했습니다. 당시 머리카락을 풀던 모습을 아이폰으로 셀카촬영한 영상입니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가며 한 올 한 올 머리카락을 풀어낸 10여분 정도의 작업(?)끝에 아이의 머리는 큰 탈없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작업이 끝나고 난 후에야 비로서 아이의 눈에는 닭똥같은 눈물이 몇 방울 떨어졌습니다. 전 울지도 않고 참아내는 아이의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꼭 안아서 뽀뽀를 해줬습니다. 

이번 일을 겪고 난 후 포스팅을 하며 지식in에 알아봤더니, 의외로 성인도 이런 경험을 겪는 경우가 있더군요. 엉킨머리는 어떻게 풀수 있나요? 라는 질문과 엉킨 머리 빨리 풀기 등 등 브러쉬빗 때문에 생긴 웃지못할 에피소드는 아이에게서만 생기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키우는 부모님들! 브러쉬 빗 조심하세요!!!

우리 아이 세살때 모습인데요. 한복 입고 새해 인사 드립니다. 



아이에게 세뱃돈 주실 분들은 댓글로 아이에게 덕담 전해주세요. 아이가 보고 있답니다. ㅎㅎ
  
내일 2월 5일 토요일은 <이야기가 담긴 여행> 코너입니다. 지난 주에 이어 괌 온워드 리조트에서 있었던 가족여행 이야기 중 남태평양에서 만난 돌고래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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