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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흡연 청소년때문에 생긴 옥상 십자가의 비밀

꼴P 2011. 2. 8.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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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변에서 흡연 청소년 쉽게 볼 수 있죠? 어제 이웃 블로거 파리아줌마님 블로그에서 프랑스 학생들의 연대의식에 관한 글을 통해 프랑스 흡연학생에 대한 선생님의 지적을 사생활 침해라며 대든 학생들이 있다는 내용을 보기도 했는데요.

꼴찌도 흡연을 일찍 시작한 관계로 간혹 PC방이나 공원에서 모여 담배 피우는 학생들을 보면 옛날 생각하면서 그들의 사생활이라고 생각하며 지나치곤 합니다.(가끔은 무서워서 지나치기도 합니다) 직접적으로 제게 피해를 주진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바로 옆집에 사는 학생이 흡연으로 피해를 준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꼴찌는 현재 혈압 때문에 담배를 줄이고 있긴 하지만, 따져보니 흡연을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네요. 얼마 전 남자의 자격을 보면서 위기의식을 느끼기도 했지만, 식후에는 포만감을 없애기 위해 여전히 습관적으로 담배를 찾습니다. 인간의 나약함을 위로하기 위해 술과 담배가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각설하고, 집에 있을 때 흡연장소는 1층 혹은 아파트 옥상으로 향하는데요. 문제는 옥상이 버려진 담배꽁초로 너무 지저분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함부로 꽁초를 버렸을까요?   
담배꽁초를 버리는 범인은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바로 옆집 사는 학생입니다. 

사건은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집에 들어오는 아내가 화가 잔뜩 난 상태였습니다. 이유를 묻자, 복도에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고, 담배 냄새까지 진동한다는 겁니다. 계단식 아파트에 살기에 바로 옆집과 마주하며 살고 있는데, 그 학생이 작년부터 말썽을 부리더군요. 복도식 아파트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면 그 연기가 집으로 들어오는데 흡연자인 저에게는 피해가 아니지만, 아내와 아이에게는 짜증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인입니다.  


작년 여름, 이 사건을 트위터에 사진과 함께 올렸더니 다양한 반응 중 누군가 담배꽁초를 버릴 깡통을 아무 말 없이 창문 밑에다 두라는 답변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렇게 하면 미안해서라도 담배를 피우지는 않으리라고 하더군요. 아내는 당장 부모한테 전하고 따지겠다고 했지만, 학생의 부모님도 알고 계실 테고, 학생 시절 담배 펴봤던 기억이 떠올라 쉬쉬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외출하는 저는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던 옆집 학생과 마주쳤습니다. 저를 보고도 담배를 끄지 않고 피우는 모습에 순간 화가 치밀어 어쩔 수 없이 잔소리했습니다. 

"담배 여기서 피우면 연기가 우리집으로 들어오니까 정 피우고 싶으면 옥상 올라가서 피워!"
"네...알겠습니다" 

학교에서는 어떤 행동을 하는 학생인지 모르지만, 제가 2년 가까이 봐 온 녀석은 담배 피우는 걸 빼고는 순진한 사춘기 학생이었습니다. 그 학생에게 흡연의 경각심과 뇌의 손상으로 불안한 미래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필요 이상의 훈계를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며칠 전, 담배꽁초로 지저분한 옥상이 보기 싫어 녀석과 친구들이 옥상을 더럽히지 말라는 의미로 빈 깡통을 가져다 놨습니다. 그리고 옥상 주변의 담배꽁초를 모두 주웠습니다. 깡통까지 가져다 놓았는데도 담배꽁초를 다른 곳에 버려서 지저분하게 만든다면 그때는 따끔하게 혼을 낼 계획이었습니다.
 
아파트 옥상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제 의도대로 옥상에 함부로 버려진 담배꽁초는 보이질 않고 깡통에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 있었습니다. 
삐뚤어진 녀석이었다면 내 배려(?)를 무시한 채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릴 텐데, 역시 녀석은 순진한 질풍노도의 사춘기 청소년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며칠 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를 수수께끼가 저에게 던져졌습니다. 작업하다가 담배를 피우러 옥상에 올라갔는데 전 제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글자가 새겨진 십자가가 놓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일까요? 


담배꽁초가 쌓인 깡통 위에 놓인 성스러운 십자가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그 의미보다 제일 궁금한 것은 누가 과연 이 십자가를 가져다 놓은 것일까요? 설마 순진하다고 생각했던 그 학생의 보복일까요?
아니면 학생 부모님께서 학생과 저에게 던지는 회계의 메세지일까요? 아니면 옥상을 청소하시는 경비아저씨의 따끔한 무언의 일침일까요?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아내는 십자가를 누가 가져다 놓은 게 문제가 아니라,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는 행위에 대해서 지적을 하더군요. 1층까지 내려가는 것조차 귀찮아하면 어떻게 하냐며 당장 경비실 아저씨께 말씀드려서 옥상 문을 잠그라고 하더군요. 

생각해보니 옥상은 관계자 출입금지라는 푯말이 붙어 있습니다. 경비실 아저씨께 말씀드리고 오늘 경비실 문을 잠가야 겠습니다. 그럼에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옥상의 십자가는 과연 누가 가져다 놓은 것일까...?
      
예전에 너무 인상 깊어서 다운 받아 놓은 이미지인데요. 출처를 메모해놓지 않아서 기재 못합니다.
혹시 이미지 저작권 문제 되면 댓글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어서 포스팅 했습니다.


옥상문 개폐에 관한 설문중입니다. 20초만 허락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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