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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찜질방에서의 홍보판매를 보며 마케팅의 어려움을 알다

꼴P 2011. 2. 7.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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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경기도 파주에 있는 어느 찜질방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아이폰으로 촬영한 한 장의 사진으로 전하는 iPhone Short Cut News! 월요일, 일상에 관한 생각하는 꼴찌의 짧은 생각입니다.

 제 딸과 동갑내기인 이웃사촌 형님의 아들 생일이라 함께 경기도 파주의 놀이공원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는데요. 눈썰매도 타고, 포니라는 미니말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같은 레져타운 내에 있는 찜질방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아내들은 아이를 데리고 찜질을 하고 있었고, 형님과 저는 점심에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신 관계로 꿀잠을 자고 있었는데 찜질방에서 흘러나오는 안내 방송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벌떡 일어섰습니다.

"안내 말씀드립니다. 설을 맞이하여 찜질방 입구에서 꿀을 무료로 나눠 드리니 꿀을 받아가시길 바랍니다! 수량이 한정된 관계로 100분 정도만 드릴 수 있으니 입구 쪽으로 빨리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입구 쪽으로 모여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일렬로 질서를 지키며 줄 선 사람들을 관계자로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줄 서지 않아도 되니 방으로 들어가라며 사람들을 안내하더군요. 그리고, 방 안에서는 한 중년 남성분이 꿀이 아닌 미역을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설날 이벤트를 맞이해서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미역, 꿀 등 총 4가지 선물을 주겠다며 모인 사람들을 그 자리에 앉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경북 의성 마늘에 대한 홍보가 시작됐습니다. 노트북으로 지상파를 통해 나갔던 뉴스와 방송을 짜깁기 편집한 영상을 틀어주며 의성 마늘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었는데요. 시간이 10분 20분 지나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방 안에는 저희를 비롯해 50여 명의 사람들이 '설맞이 이벤트(?)' 꿀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방에 들어간 가족들이 나오질 않자 밖에서 한두 명 찾아오는 가족이 생기기 시작했고, 심지어 거기서 뭐 하느냐며 불러내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처음부터 자신의 소개나 어떤 홍보 목적에 대한 설명 없이 4가지 선물을 내건 아저씨는 땀을 닦아가며 물을 마셔가며 열띤 홍보 판촉을 했는데, 맨 뒤에서 바라본 사람들의 모습은 빨리 꿀이나 달라는 형이었습니다.

급기야 어느 중년 남성분이 손을 들며

"저기요! 지금 약 장사 하는 거 아니죠?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빨리 꿀 주시죠!!!"

라고 하자, 처음에 모인 사람들을 안내했던 아주머니가 나서며 약간의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사장님! 바쁘시면 나가세요..." 

"아니, 지금 약 장사 하는 거에요?"

아주머니는 주변 분들의 눈치를 보시는 듯싶더니, 

"약장사라뇨...!? (한 호흡 쉬고) 약이 어디 있어요?"

하시더니, 짧게 한 말씀 하셨습니다. 

"마늘이잖아요!..." 

 그 중년 남성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 하자 아주머니는 급히 꿀을 한 통 건넸습니다. 심지어 어느 남성은 판매원 아저씨가 계속 홍보를 하자, 말도 없이 꿀을 가지고 나가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주어진 시간 동안 준비한 홍보자료와 멘트를 끝까지 끝내려는 아저씨는 연방 땀을 닦아내며 퀴즈를 내고 샘플을 모인 사람들에게 건네며 마지막에 제품 신청서를 한 장씩 나눠주며 이 자리에서 신청하시는 분들에게는 198,000원짜리 농축액 제품을 하나 더 그리고, 먹기 편하게 만든 마늘환 제품까지 덤으로 준다고 했습니다. 6개월 무이자 할부라고 했지만, 그 자리에서 제품을 신청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고 홍보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몰려들며 꿀을 향해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마케팅이라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꿀을 받아서 밖으로 나와 담배를 한 대 피면서 형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니, 모인 사람들한테 제품 팔려고 하는 게 당연한데 뭘 그 자리에서 화를 낼까..."

동대문에서 신발장사를 하는 형님은 판매원 아저씨의 입장을 이해하시는 듯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제품판매에 대한 홍보라는 것을 짐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순무식한 꼴찌는 정말 설맞이 이벤트라고만 생각해서 화를 내며 나갔던 사람들처럼 꿀을 조건 없이 무료로 나눠주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처음부터 안내방송을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의성흑마늘 농축액을 홍보하고자 나왔습니다. 설맞이 이벤트로 오늘 20여 분 정도 잠깐 시간을 내주시면 마늘로 만든 꿀과 미역, 마늘 세안액 등 여러 가지 선물을 드릴테니 입구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마케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단순히 생각하는 문제일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땀을 닦고 물을 마셔가며 열심히 일하시는 아저씨가 괜히 모르는 사람들한테 싫은 소리 듣고 약장수 취급당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사람들을 동원하는 이유와 목적을 미리 설명하고 제품을 홍보했다면 사람들은 짜증을 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제 생각은 순진한 생각일까요? 어쩌면 사람들이 가짜 제품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단 한 명도 모이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찜질방에서 마늘 농축액을 팔려고 홍보하는 아저씨를 보며 옛날 어렸을 적 마을 공터에서 서커스를 벌이며 회충약을 팔던 약장사가 생각났습니다. 또 길거리에서 칠판에 3~4가지 색분필로 호랑이를 그려가며 칠판에 그려진 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사람들을 현혹하고 결국 책 장사를 하던 아저씨가 생각났습니다. 

하나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홍보와 마케팅은 식료품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수개월 동안 제작한 영화나 CF, 음반, 도서 등 문화 예술분야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마케팅이 필요하고, 그 마케팅에 의해서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인데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마케팅이라면, 생각하는 꼴찌도 꼴찌닷컴을 통해 작성하는 글과 사진 그리고 영상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읽힐지,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꼴찌닷컴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마케팅에 대해 매일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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