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월愛 -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아픈 기억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4월 27일 오후 4시 30분. 혜화동 하이퍼텍 나다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 <오월愛> 시사회가 있었습니다. 영화<오월愛>는 감상하는 내내 불편했고, 소름돋았고, 모르고 있었고, 알려고 하지 않았고 관심갖지 않았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반성하게 했습니다.

아픈 기억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구네라 불리는 어느 한 가족이 광주 시민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솔직 담백하게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스크린에서 전해지는 총성은, 다 빠지고 얼마 남지 않은 제 머리카락을 쭈볏 서게 합니다. 예고편으로 확인하시죠. 

 

  http://tvpot.daum.net/clip/ClipViewByVid.do?vid=IPhxV0L1h_I$

꼴찌라서 아직 역사에 대한 숨은 이야기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광주 5.18 항쟁 이야기도 그 중 하나입니다.  

대학 1학년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음율 좋다고만 느꼈지 이 노래가 어떤 배경에서 나온 노래인지 몰랐습니다. 드라마 모래시계를 통해 시민군과 군인의 대치장면을 접했을 때 최민수 와 박상원의 대립에만 신경썼지 왜 그러해야 했는지는 몰랐습니다. 영화 <화려한 휴가>를 통해 건성으로 책장 넘기듯 이런 일이 있었지 정도로만 알았습니다. 

 

드라마와 극영화를 통해서는 그리 큰 감정이입을 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오월愛>는 달랐습니다. 30년 동안 아픈 기억을 가슴에 묻어왔던 사람들의 거친 현장음이 살아 있습니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역사이고 증인인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은 영상이어서 소름 돋습니다. 

살아있는 자들의 눈물에 담긴 애환과 죽어간 동료를 향한 마지막 의리로 끝까지 지키려는 옛 전남도청 철거 논란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조심스럽게 꺼내 놓는 지난 30년 시간의 흔적과 생생한 증언들이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 <오월愛>

사진으로도 뚝심이 있어 보이는 김태일 감독은 상구네 라는 프로덕션 이름으로 영화 <오월愛>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상구는 김태일 감독의 아들 이름입니다.


조감독은 아내가 맡고 카메라 보조 및 스탭은 아들이 맡아 가족 구성의 시스템으로 제작한 영화 <오월愛>. 중학생인 아들을 영화 제작에 참여시키면서 다시는 영화 만들지 않겠다고 투정 부릴 것을 예상했는데,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다음 영화제작에도 참여시켜달라고 했답니다.

" 그 동안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 작품들이 워낙 5월 광주 항쟁에 대해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이 작품에서 주목하지 않는 측면들, 그리고 이름없이 항쟁에 참여했던 분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간담회에서 감독이 전한 말입니다. 감독의 말대로 영화 <오월愛>에는 살아있는 것이 역사의 증인인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때론 거칠고 때론 콧잔등을 시큰하게 하는 가슴 먹먹함이 담긴 영화

시사회가 끝나고 감독님께 여쭤봤습니다. 생생한 증언이 제일 중요하고 감상 포인트인 이 영화에서 몇 분의 사투리가 알아듣기 힘들 정도였기에 자막이라도 넣어 주셨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을 전달했는데, 김태일 감독은 최종 작업에서 이름과 직업 정도만 자막으로 남기고 인터뷰 자막을 빼버렸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자막이 그분들의 감정을 헤치고 집중을 방해한다는 이유였는데요. 사투리를 알아 듣고 못알아 듣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의 호흡과 표정 그 질곡이 담긴 세월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것을 강조하고자 한 감독의 의도라고 받아들였습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한국사회의 검은 역사일 뿐 아니라, 동시에 민주화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당시 항쟁에 참여했던 당사자의 안타까운 자살 소식과 지금까지도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정신적 고통을 다큐멘터리 <오월愛>를 통해 나누고 보듬어야 하지 않을까요? 

5월 12일 개봉합니다.

아래 영상은 언론시사회 후 김태일 감독의 기자간담회 인터뷰를 정리한 영상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FQ1mscRgN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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