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탁사정에서 엄마의 취한 얼굴을 보았다.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을 것 같은 깊이 패인 엄마의 주름 시어머니 팔순잔치 준비로 엄마는 새벽 5시부터 여념이 없었을 엄마. 잔칫날 퍼붓는 소나기는 엄마 맘 같아라. 손님이 하나 둘 떠나는 그 자리 다리에 힘이 풀린 듯 툇마루에 앉아 아무 말 없이 긴 한숨 내쉰다.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묘한 표정에 엄마의 세월이 담겼다. 호랑이 같던 시어머니 생일 잔칫상 끝내며 술에 취해 노래 부르는 엄마도 여자였다.